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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 못 말리겠네

사우디아라비아 알나스르 이적을 앞둔 이천수(28.전남 드래곤즈.사진)가 소속팀 박항서 감독에게 항명하고 코치와 주먹다짐을 벌인 뒤 팀을 무단 이탈했다고 구단 측이 밝혔다. 27일 전남 구단에 따르면 이천수는 포항 스틸러스 전을 하루 앞둔 26일 원정에 함께 갈 것을 지시한 박 감독에게 대들다 이를 나무라던 김봉수 코치와 주먹다짐을 벌였다. 이어 27일 2군으로 가라는 감독의 지시를 어기고 짐을 싸서 팀을 떠났다. 이천수에게 박 감독은 은인이다. 올해 초 수원 삼성에서 임의탈퇴된 후 무적 신분으로 떠돌던 이천수를 전남으로 불러준 사람이 박 감독이다. 박 감독은 이천수의 원소속팀 페예노르트(네덜란드)와의 임대기간을 올해 말까지 늘려가며 이천수에게 기회를 줬다. 이천수가 개막전 때 손가락 욕설 파문으로 여섯 경기 출전정지를 당했을 때도 끝까지 그를 보호했다. 하지만 최근 이천수는 올해 말까지 전남에 머무른다는 박 감독과의 약속을 어기고 알나스르로 이적하기로 했다. 사우디 구단이 전남 연봉보다 약 5배 많은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천수 측은 전남을 배신했다는 도의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페예노르트가 결정하면 거부권 없이 이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남과 페예노르트가 맺은 계약서에는 '선수의 동의 하에 이적한다'고 명시돼 있어 이천수에게 사실상 거부권이 주어진 셈이다. 시즌 도중 이적하는 이천수는 전남에 위약금 3억7500만원을 물어야 한다. 전남 구단도 조용히 위약금만 받고 이천수를 보내려 했다. 하지만 항명에다 폭력 무단으로 팀을 이탈한 이천수를 고이 보내주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원창 기자

2009-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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